지금까지 여러 국제운송 수단과 그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사고의 위험에 대해 살펴 보았습니다. 수출입물품의 화주는 운송과정에서 발생한 손해에 대해 일차적으로 운송인에게 배상을 요구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손해액 전부를 보상받는 것이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이를 대비해서 수출입 화주는 적하보험(insurance on goods)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운송된 화물에 대해 적하보험을 가입하는 것은 수출입자가 선택하는 것으로 반드시 가입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계약조건으로 수출자에게 수입자를 위해 보험을 가입하도록 하는 경우(인코텀즈 기준으로 CIP 또는 CIF)가 아니라면 수출입자 모두 자신의 판단으로 자신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적하보험에 가입할 수 있습니다.
무역실무에서의 보험의 종류
무역실무와 관련있는 보험상품은 다양합니다. 국제물품매매거래를 하는 무역실무 담당자라면 그 중에 ‘적하보험’과 ‘무역보험’의 2종류는 이해하고 있는 것이 좋습니다.
적하보험
적하보험이란 운송하는 화물이 운송 중에 일어나는 사고로 손해를 입었을 경우 보상하는 보험입니다. 적하보험상품이 처음 나왔을 때에는 대부분의 물품이 해상으로 운송되었기 때문에 해상보험상품의 일종으로 개발되었습니다. 해상보험이란 항해에 따르는 사고로 인하여 생긴 손해를 보상하는 보험입니다. 과거에 항해란 굉장히 위험이 큰 모험산업이었습니다. 초기 국제해상운송에 주도적인 역할을 했던 영국에서 이와 같은 위험을 대비한 보험산업이 크게 발전하였습니다. 당시의 적하보험은 배로 운송하는 화물의 손해에 대해 보상하는 상품이었습니다.
그런데 점점 교통수단과 국제운송이 발달하면서 지금은 항공운송, 육상운송을 포함한 컨테이너 운송 등 다양한 화물운송수단이 생기게 되었고 적하보험상품의 부보대상은 이러한 운송들로 확대되었습니다. 아직 적하보험상품의 약관, 증권 등 관련 서류에는 해상보험에 관련한 용어가 많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적하보험을 제대로 설명하려면 해상보험에 대해 설명을 할 수밖에 없지만 이 연재글에서는 그런 내용을 최대한 생략하고 간단하게 설명드리겠습니다.
무역보험
무역보험이란 위에서 살펴본 적하보험이나 해상보험과는 전혀 다릅니다. 해외의 수출입자와 무역 거래를 하는 경우에는 국내거래보다 상대방의 파산 등 신용과 관련한 정보가 부족해 위험이 높은 편입니다. 특히 수출자의 입장에서는 해외로 물품을 보내고 나서 해외 수입자의 부도, 자금사정 악화 등으로 대금결제를 받지 못하면 물품만 잃어버리게 되는 상황이 벌어집니다. 이러한 위험을 신용위험이라고 하는데 개별 수출기업이 이러한 위험에 대응하는 것은 어려운 일입니다. 수출자를 위해 신용위험을 담보하는 보험을 수출보험이라고 합니다.
수출자가 물품 수출 전에 수출보험에 가입하면 수출보험사에서 해외 수입자의 신용도를 조사한 후 일정 수수료를 받고 해외 수입자에게 부도 등 사고가 생기는 경우 수출자에게 수출대금을 대신 지급합니다. 이러한 보험이 있으면 수출자들이 조금 더 자신감을 갖고 공격적으로 수출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해당 국가의 수출확대에 도움이 됩니다. 반면에 수입자가 파산하는 경우 등에는 보험사에게 끼치는 위험성이 너무 크기 때문에 일반 사기업 보험사들은 이런 상품을 잘 판매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우리나라에서는 한국수출보험공사라는 공기업에서 이런 보험상품을 운영해 왔습니다. 지금은 한국무역보험공사로 이름을 바꾸고 수출보험 외에도 수입보험 같은 다양한 무역보험상품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무역보험은 일종의 대금결제 안전장치로 운송에 대한 위험을 대비하는 적하보험과는 성격이 완전히 다른 보험입니다.)
적하보험의 실무
실무상 수출입자가 보험대리점에 적하보험의 가입을 신청할 때 보험금(Unsured amount, 사고 발생시 지급받을 수 있는 최대금액)은 인보이스에 기재된 금액의 110%로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보험금을 꼭 110%로 하도록 법률로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적하보험은 손해보험의 일종으로 보험사는 실손보상의 원칙에 따라 피보험이익을 초과한 보험금은 지급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보험신청서에 보험금을 높게 써도 사고가 발생한 뒤에 조사를 통해 밝혀진 피보험이익을 초과하는 보험금을 받을 수 없기 때문에 실익이 없습니다.
보험료(insurance premium, 보험회사에 지불하는 수수료)는 보험금이 클수록 커지므로 실익 없이 보험료만 많이 부담하게 됩니다. 통상 인보이스 금액보다 보험금을 10% 높게 설정하는 것은 정상적으로 거래되었을 때의 기대이익을 반영하는 것으로 관행적으로 확정성이 있는 금액으로 보기 때문입니다. 상대방에 대한 보험가입을 의무로 하는 인코텀즈인 CIF 규칙이나 CIP규칙에도 인보이스 금액의 110%의 보험에 가입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수출 실무에서 적하보험을 가입하는 절차는 별로 어렵지 않습니다. 수출자가 보험회사 대리점이나 포워더(보험가입 신청을 대행하게 하는 경우)에게 선적일정과 선명에 대한 정보와 함께 선적서류(커머셜인보이스와 패킹리스트, 품명, 수량, 금액, HS CODE등 정보 포함)를 보내 주면 적하보험 가입 신청이 진행됩니다.
수입자도 위와 같은 서류가 준비되면 보험 대리점이나 포워더에게 적하보험 가입을 의뢰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종종 수출자가 수입자에게 필요한 선적서류나 선적정보를 전달하기 전에 선적을 해 버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럼 선적일자 이후에 수입자가 선적서류 및 필요한 서류를 받아서 보험가입을 신청하는데 신청하는 수입자와 접수 받는 보험 대리점 모두 찜찜한 기분이 됩니다.(선적 후 보험가입 시점 전에 사고가 발생하는 경우 보험의 효력 문제에 대한 분쟁이 생길 수 있습니다.) 이런 상황이 예상된다면 수입자는 커머셜인보이스를 받거나 선적일 정보를 알기 전에도 미리 보험계약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수입자가 견적서(Proforma Invoice)나 주문서(P/O)등 품명, 금액 등을 확인할 수 있는 서류를 보험대리점에 제출해서 보험을 가입해 두고 선명이나 선적일정 등은 나중에 알려주면 됩니다.
위와 같이 개별 운송 건이 있을 때마다 적하보험계약을 하는 것을 개별보험이라고 합니다. 위의 사례에서 수입자가 적재선박명이나 도착예정일자를 모르는 상태에서 미리 보험을 가입할 수 있다고 했는데 이렇게 일부 내용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로 맺는 개별보험계약을 개별예정보험계약이라고 합니다. 개별보험과는 달리 계속적, 반복적으로 운송이 이루어지고 보험가입이 필요한 경우에는 장래 선적될 불특정화물에 대해 예정보험을 가입할 수 있습니다. 이를 포괄예정보험이라고 합니다. 보험가입 실적이 많은 보험계약자(최근 3개년간 연 납입 보험료 2,000만원 이상인 경우 등)는 보험사에 대해 포괄예정보험계약을 요청할 수 있습니다. 포괄예정보험을 체결한 경우 보험사와 계약자에게 Open Policy(포괄예정보험증서)를 발급해 주거나 Open Contract(포괄보험계약서)를 작성합니다. 포괄예정보험에 가입된 보험계약자는 포괄예정기간 중에 화물이 선적될 때마다 이를 보험자에게 통지하면 됩니다. 만약 통지가 누락된 경우에도 보험계약자 또는 피보험자의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이 없는 한 보험자가 보상책임을 부담하기 때문에 무보험 상태에 빠질 위험이 낮은 편입니다.
협회적하약관
약관이란 계약의 당사자 일방이 정형적인 계약의 내용을 미리 정하여 놓은 계약조항을 기록한 것을 의미합니다. 보험약관은 계약의 당사자 일방인 보험사에서 미리 정해진 계약조항들을 기록한 것을 의미합니다.(대부분 보험증서에는 보험목적에 대한 사항만 기재하고, 세부적인 계약사항은 약관을 참조하는데 적하보험도 마찬가지로 따로 기록된 약관이 있습니다.)
국제물품매매거래의 적하보험에 사용되는 약관은 대부분 협회적하약관(ICC, Institute Cargo Clauses)입니다. 협회적하약관은 런던보험자협회(ILU, Institute of London Underwriters)를 중심으로 제정되었는데 협회에서 만든 적하에 관한 약관이란 의미로 협회적하약관이라고 부릅니다. 협회적하약관은 1912년에 처음 제정되었습니다.
그 후 추가와 개정을 거듭하였는데 1963년에 ICC(F.P.A), ICC(W.A), ICC(A/R)의 3가지 조건을 갖춘 약관을 갖추게 되었습니다.(구협회적하약관) 그 후1982년에 새로운 양식의 보험증권을 제정하면서 ICC(A), ICC(B), ICC(C)의 3가지 약관으로 다시 제정되었습니다.(신협회적하약관)
구협회적하약관(구ICC)과 신협회적하약관(신ICC)이란 명칭으로 구별해서 부르는 이유는 아직도 구협회적하약관이나 신협회적하약관 중 하나를 선택해서 보험가입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항공화물이나 컨테이너화물 운송인 경우 적하보험을 부보할 때는 각각의 약관 중에서 가장 보장범위가 넓은 ICC(A/R)나 ICC(A)로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2가지 약관을 비교하면 보장범위나 보험자의 면책범위에서 미묘한 차이가 있지만 큰 차이가 없이 혼용되고 있습니다.
구협회적하약관
구협회적하약관 약식 표
*FPA: Free Particular average(분손 부담보 조건)
WA: With average(분손 담보)
A/R: All risk(전위험담보)
구협회적하약관의 3가지 담보조건별 담보위험범위를 단순하게 표로 그리면 위와 같이 정리 할 수 있습니다. 전손, 단독해손 등 알아 듣기 어려운 용어들이 많습니다.(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지면 상 생략하도록 하겠습니다) 중요한 점은 ICC(FPA)는 위의 6가지 범위에 해당하는 위험에 의한 사고만 보장한다는 것입니다. 여기에 악천후에 의한 해수손까지 추가로 담보하는 것이 ICC(WA)입니다.
반면에 ICC(A/R)은 all risk 라는 말처럼 보험자가 포괄적인 책임을 부담합니다. 다만 보험자의 면책사항에 해당하는 경우 보험자는 보장하지 않습니다. 보통의 항공운송이나 컨테이너 해상운송으로 국제물품매매를 하는 무역실무자가 구약관으로 보험을 가입한다면 ICC(A/R)가 대부분이므로 위의 위험 담보범위보다는 아래의 면책범위가 무엇인지를 잘 기억해야 합니다.
구협회적하약관 면책사항 >
1. 피보험자의 고의적인 불법행위로 인한 일체의 손해 2. 화물의 고유의 하자 또는 성질에 의한 손해 3. 자연감령, 통상의 손실 등 위험요건을 구비하지 않은 사유에 의한 손해(우발성 없는 손해) 4. 항해의 지연으로 인한 손해 5. 화물의 포장불량으로 인한 손해 |
신협회적하약관
신협회적하약관 약식 표
신협회적하약관의 각 담보조건 별로 담보위험범위를 표로 정리하면 위와 같습니다. ICC(B)와 ICC(C)는 열거된 위험범위에 대해 보험자가 위험을 부담합니다. ICC(A)는 ICC(A/R)과 마찬가지로 보험자의 면책범위를 제외한 일체의 위험을 보장합니다. 구약관의 ICC(A/R)과 마찬가지로 ICC(A)를 조건으로 보험을 가입한다면 위의 담보위험범위보다 보험자의 면책범위가 실무상 더 중요합니다.
신협회적하약관 면책사항>
|
운송과정에서의 사고가 위의 면책범위에 해당하는 위험에 의한 경우 보험자는 피보험자에게 보험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습니다. 다만, ICC(A)조건인 경우 ‘어떤 자의 불법행위에 의한 의도적인 손상’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보험금이 지급됩니다.(테러위험에 대비가 강조되면서 이와 같은 면책 제외 조건이 포함되었다고 합니다.)
구약관, 신약관 모두 면책범위를 살펴보면 대부분의 면책대상들이 왜 필요한지 이해가 가실 것입니다. 보험자의 면책을 인정해 주는 이유는 보험계약자가 고의를 보험사고를 일으킬 소지를 방지하고 전쟁 등 불가항력적인 위험으로부터 보험사를 보호하기 위한 것입니다.
그런데 수출입자 입장에서 가장 안타까운 경우는 대부분의 보험이 ‘지연’에 의한 손해를 보장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2016년 ‘한진해운 물류대란’ 사태에 한진해운의 경영위기로 인해 운항지연이 발생했고 많은 수출입기업들이 피해를 본 바가 있습니다. 당시 한진해운이 입항할 예정이던 항구, 터미널에서 하역비용을 받지 못할 것을 우려하여 한진해운 소속 배들의 입항을 못하게 하거나 출항을 못하게 한 경우가 있었습니다. 자연스럽게 선박의 운송 스케쥴이 지연되어 많은 수출입기업이 피해를 보았습니다. 그러나 구약관, 신약관 모두 ‘지연’을 보험자의 면책범위로 보고 있어 피해자들이 보험금을 받기 어려웠던 것입니다.
많지는 않지만, 적하보험을 가입할 때 위의 협회적하약관에 따른 보장 범위 외에 추가로 보장을 받을 필요가 있는 경우에는 보험사와 특약 계약을 할 수 있습니다.
2부 국제운송 글 싣는 순서
[무역실무 미생탈출 2-1] 국제운송의 기본(항공 운송1)
[무역실무 미생탈출 2-2] 포워더(항공 운송2)
[무역실무 미생탈출 2-3] 컨테이너와 벌크운송
[무역실무 미생탈출 2-4] 컨테이너 운송(FCL)
[무역실무 미생탈출 2-5] 컨테이너 운송2(LCL)
[무역실무 미생탈출 2-6] 기타 운송(핸드캐리, 쿠리어, 특송, EMS)
[무역실무 미생탈출 2-7] 운송과 위험
[무역실무 미생탈출 2-8] 적하보험
무역실무에서의 보험의 종류
적하보험
무역보험
적하보험의 실무
협회적하약관
구협회적하약관
신협회적하약관
[무역실무 미생탈출 2-9] 국제운송과 운임
지금까지 여러 국제운송 수단과 그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사고의 위험에 대해 살펴 보았습니다. 수출입물품의 화주는 운송과정에서 발생한 손해에 대해 일차적으로 운송인에게 배상을 요구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손해액 전부를 보상받는 것이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이를 대비해서 수출입 화주는 적하보험(insurance on goods)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운송된 화물에 대해 적하보험을 가입하는 것은 수출입자가 선택하는 것으로 반드시 가입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계약조건으로 수출자에게 수입자를 위해 보험을 가입하도록 하는 경우(인코텀즈 기준으로 CIP 또는 CIF)가 아니라면 수출입자 모두 자신의 판단으로 자신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적하보험에 가입할 수 있습니다.
무역실무에서의 보험의 종류
무역실무와 관련있는 보험상품은 다양합니다. 국제물품매매거래를 하는 무역실무 담당자라면 그 중에 ‘적하보험’과 ‘무역보험’의 2종류는 이해하고 있는 것이 좋습니다.
적하보험
적하보험이란 운송하는 화물이 운송 중에 일어나는 사고로 손해를 입었을 경우 보상하는 보험입니다. 적하보험상품이 처음 나왔을 때에는 대부분의 물품이 해상으로 운송되었기 때문에 해상보험상품의 일종으로 개발되었습니다. 해상보험이란 항해에 따르는 사고로 인하여 생긴 손해를 보상하는 보험입니다. 과거에 항해란 굉장히 위험이 큰 모험산업이었습니다. 초기 국제해상운송에 주도적인 역할을 했던 영국에서 이와 같은 위험을 대비한 보험산업이 크게 발전하였습니다. 당시의 적하보험은 배로 운송하는 화물의 손해에 대해 보상하는 상품이었습니다.
그런데 점점 교통수단과 국제운송이 발달하면서 지금은 항공운송, 육상운송을 포함한 컨테이너 운송 등 다양한 화물운송수단이 생기게 되었고 적하보험상품의 부보대상은 이러한 운송들로 확대되었습니다. 아직 적하보험상품의 약관, 증권 등 관련 서류에는 해상보험에 관련한 용어가 많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적하보험을 제대로 설명하려면 해상보험에 대해 설명을 할 수밖에 없지만 이 연재글에서는 그런 내용을 최대한 생략하고 간단하게 설명드리겠습니다.
무역보험
무역보험이란 위에서 살펴본 적하보험이나 해상보험과는 전혀 다릅니다. 해외의 수출입자와 무역 거래를 하는 경우에는 국내거래보다 상대방의 파산 등 신용과 관련한 정보가 부족해 위험이 높은 편입니다. 특히 수출자의 입장에서는 해외로 물품을 보내고 나서 해외 수입자의 부도, 자금사정 악화 등으로 대금결제를 받지 못하면 물품만 잃어버리게 되는 상황이 벌어집니다. 이러한 위험을 신용위험이라고 하는데 개별 수출기업이 이러한 위험에 대응하는 것은 어려운 일입니다. 수출자를 위해 신용위험을 담보하는 보험을 수출보험이라고 합니다.
수출자가 물품 수출 전에 수출보험에 가입하면 수출보험사에서 해외 수입자의 신용도를 조사한 후 일정 수수료를 받고 해외 수입자에게 부도 등 사고가 생기는 경우 수출자에게 수출대금을 대신 지급합니다. 이러한 보험이 있으면 수출자들이 조금 더 자신감을 갖고 공격적으로 수출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해당 국가의 수출확대에 도움이 됩니다. 반면에 수입자가 파산하는 경우 등에는 보험사에게 끼치는 위험성이 너무 크기 때문에 일반 사기업 보험사들은 이런 상품을 잘 판매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우리나라에서는 한국수출보험공사라는 공기업에서 이런 보험상품을 운영해 왔습니다. 지금은 한국무역보험공사로 이름을 바꾸고 수출보험 외에도 수입보험 같은 다양한 무역보험상품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무역보험은 일종의 대금결제 안전장치로 운송에 대한 위험을 대비하는 적하보험과는 성격이 완전히 다른 보험입니다.)
적하보험의 실무
실무상 수출입자가 보험대리점에 적하보험의 가입을 신청할 때 보험금(Unsured amount, 사고 발생시 지급받을 수 있는 최대금액)은 인보이스에 기재된 금액의 110%로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보험금을 꼭 110%로 하도록 법률로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적하보험은 손해보험의 일종으로 보험사는 실손보상의 원칙에 따라 피보험이익을 초과한 보험금은 지급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보험신청서에 보험금을 높게 써도 사고가 발생한 뒤에 조사를 통해 밝혀진 피보험이익을 초과하는 보험금을 받을 수 없기 때문에 실익이 없습니다.
보험료(insurance premium, 보험회사에 지불하는 수수료)는 보험금이 클수록 커지므로 실익 없이 보험료만 많이 부담하게 됩니다. 통상 인보이스 금액보다 보험금을 10% 높게 설정하는 것은 정상적으로 거래되었을 때의 기대이익을 반영하는 것으로 관행적으로 확정성이 있는 금액으로 보기 때문입니다. 상대방에 대한 보험가입을 의무로 하는 인코텀즈인 CIF 규칙이나 CIP규칙에도 인보이스 금액의 110%의 보험에 가입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수출 실무에서 적하보험을 가입하는 절차는 별로 어렵지 않습니다. 수출자가 보험회사 대리점이나 포워더(보험가입 신청을 대행하게 하는 경우)에게 선적일정과 선명에 대한 정보와 함께 선적서류(커머셜인보이스와 패킹리스트, 품명, 수량, 금액, HS CODE등 정보 포함)를 보내 주면 적하보험 가입 신청이 진행됩니다.
수입자도 위와 같은 서류가 준비되면 보험 대리점이나 포워더에게 적하보험 가입을 의뢰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종종 수출자가 수입자에게 필요한 선적서류나 선적정보를 전달하기 전에 선적을 해 버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럼 선적일자 이후에 수입자가 선적서류 및 필요한 서류를 받아서 보험가입을 신청하는데 신청하는 수입자와 접수 받는 보험 대리점 모두 찜찜한 기분이 됩니다.(선적 후 보험가입 시점 전에 사고가 발생하는 경우 보험의 효력 문제에 대한 분쟁이 생길 수 있습니다.) 이런 상황이 예상된다면 수입자는 커머셜인보이스를 받거나 선적일 정보를 알기 전에도 미리 보험계약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수입자가 견적서(Proforma Invoice)나 주문서(P/O)등 품명, 금액 등을 확인할 수 있는 서류를 보험대리점에 제출해서 보험을 가입해 두고 선명이나 선적일정 등은 나중에 알려주면 됩니다.
위와 같이 개별 운송 건이 있을 때마다 적하보험계약을 하는 것을 개별보험이라고 합니다. 위의 사례에서 수입자가 적재선박명이나 도착예정일자를 모르는 상태에서 미리 보험을 가입할 수 있다고 했는데 이렇게 일부 내용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로 맺는 개별보험계약을 개별예정보험계약이라고 합니다. 개별보험과는 달리 계속적, 반복적으로 운송이 이루어지고 보험가입이 필요한 경우에는 장래 선적될 불특정화물에 대해 예정보험을 가입할 수 있습니다. 이를 포괄예정보험이라고 합니다. 보험가입 실적이 많은 보험계약자(최근 3개년간 연 납입 보험료 2,000만원 이상인 경우 등)는 보험사에 대해 포괄예정보험계약을 요청할 수 있습니다. 포괄예정보험을 체결한 경우 보험사와 계약자에게 Open Policy(포괄예정보험증서)를 발급해 주거나 Open Contract(포괄보험계약서)를 작성합니다. 포괄예정보험에 가입된 보험계약자는 포괄예정기간 중에 화물이 선적될 때마다 이를 보험자에게 통지하면 됩니다. 만약 통지가 누락된 경우에도 보험계약자 또는 피보험자의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이 없는 한 보험자가 보상책임을 부담하기 때문에 무보험 상태에 빠질 위험이 낮은 편입니다.
협회적하약관
약관이란 계약의 당사자 일방이 정형적인 계약의 내용을 미리 정하여 놓은 계약조항을 기록한 것을 의미합니다. 보험약관은 계약의 당사자 일방인 보험사에서 미리 정해진 계약조항들을 기록한 것을 의미합니다.(대부분 보험증서에는 보험목적에 대한 사항만 기재하고, 세부적인 계약사항은 약관을 참조하는데 적하보험도 마찬가지로 따로 기록된 약관이 있습니다.)
국제물품매매거래의 적하보험에 사용되는 약관은 대부분 협회적하약관(ICC, Institute Cargo Clauses)입니다. 협회적하약관은 런던보험자협회(ILU, Institute of London Underwriters)를 중심으로 제정되었는데 협회에서 만든 적하에 관한 약관이란 의미로 협회적하약관이라고 부릅니다. 협회적하약관은 1912년에 처음 제정되었습니다.
그 후 추가와 개정을 거듭하였는데 1963년에 ICC(F.P.A), ICC(W.A), ICC(A/R)의 3가지 조건을 갖춘 약관을 갖추게 되었습니다.(구협회적하약관) 그 후1982년에 새로운 양식의 보험증권을 제정하면서 ICC(A), ICC(B), ICC(C)의 3가지 약관으로 다시 제정되었습니다.(신협회적하약관)
구협회적하약관(구ICC)과 신협회적하약관(신ICC)이란 명칭으로 구별해서 부르는 이유는 아직도 구협회적하약관이나 신협회적하약관 중 하나를 선택해서 보험가입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항공화물이나 컨테이너화물 운송인 경우 적하보험을 부보할 때는 각각의 약관 중에서 가장 보장범위가 넓은 ICC(A/R)나 ICC(A)로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2가지 약관을 비교하면 보장범위나 보험자의 면책범위에서 미묘한 차이가 있지만 큰 차이가 없이 혼용되고 있습니다.
구협회적하약관
*FPA: Free Particular average(분손 부담보 조건)
WA: With average(분손 담보)
A/R: All risk(전위험담보)
구협회적하약관의 3가지 담보조건별 담보위험범위를 단순하게 표로 그리면 위와 같이 정리 할 수 있습니다. 전손, 단독해손 등 알아 듣기 어려운 용어들이 많습니다.(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지면 상 생략하도록 하겠습니다) 중요한 점은 ICC(FPA)는 위의 6가지 범위에 해당하는 위험에 의한 사고만 보장한다는 것입니다. 여기에 악천후에 의한 해수손까지 추가로 담보하는 것이 ICC(WA)입니다.
반면에 ICC(A/R)은 all risk 라는 말처럼 보험자가 포괄적인 책임을 부담합니다. 다만 보험자의 면책사항에 해당하는 경우 보험자는 보장하지 않습니다. 보통의 항공운송이나 컨테이너 해상운송으로 국제물품매매를 하는 무역실무자가 구약관으로 보험을 가입한다면 ICC(A/R)가 대부분이므로 위의 위험 담보범위보다는 아래의 면책범위가 무엇인지를 잘 기억해야 합니다.
구협회적하약관 면책사항 >
1. 피보험자의 고의적인 불법행위로 인한 일체의 손해
2. 화물의 고유의 하자 또는 성질에 의한 손해
3. 자연감령, 통상의 손실 등 위험요건을 구비하지 않은 사유에 의한 손해(우발성 없는 손해)
4. 항해의 지연으로 인한 손해
5. 화물의 포장불량으로 인한 손해
신협회적하약관
신협회적하약관의 각 담보조건 별로 담보위험범위를 표로 정리하면 위와 같습니다. ICC(B)와 ICC(C)는 열거된 위험범위에 대해 보험자가 위험을 부담합니다. ICC(A)는 ICC(A/R)과 마찬가지로 보험자의 면책범위를 제외한 일체의 위험을 보장합니다. 구약관의 ICC(A/R)과 마찬가지로 ICC(A)를 조건으로 보험을 가입한다면 위의 담보위험범위보다 보험자의 면책범위가 실무상 더 중요합니다.
신협회적하약관 면책사항>
운송과정에서의 사고가 위의 면책범위에 해당하는 위험에 의한 경우 보험자는 피보험자에게 보험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습니다. 다만, ICC(A)조건인 경우 ‘어떤 자의 불법행위에 의한 의도적인 손상’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보험금이 지급됩니다.(테러위험에 대비가 강조되면서 이와 같은 면책 제외 조건이 포함되었다고 합니다.)
구약관, 신약관 모두 면책범위를 살펴보면 대부분의 면책대상들이 왜 필요한지 이해가 가실 것입니다. 보험자의 면책을 인정해 주는 이유는 보험계약자가 고의를 보험사고를 일으킬 소지를 방지하고 전쟁 등 불가항력적인 위험으로부터 보험사를 보호하기 위한 것입니다.
그런데 수출입자 입장에서 가장 안타까운 경우는 대부분의 보험이 ‘지연’에 의한 손해를 보장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2016년 ‘한진해운 물류대란’ 사태에 한진해운의 경영위기로 인해 운항지연이 발생했고 많은 수출입기업들이 피해를 본 바가 있습니다. 당시 한진해운이 입항할 예정이던 항구, 터미널에서 하역비용을 받지 못할 것을 우려하여 한진해운 소속 배들의 입항을 못하게 하거나 출항을 못하게 한 경우가 있었습니다. 자연스럽게 선박의 운송 스케쥴이 지연되어 많은 수출입기업이 피해를 보았습니다. 그러나 구약관, 신약관 모두 ‘지연’을 보험자의 면책범위로 보고 있어 피해자들이 보험금을 받기 어려웠던 것입니다.
많지는 않지만, 적하보험을 가입할 때 위의 협회적하약관에 따른 보장 범위 외에 추가로 보장을 받을 필요가 있는 경우에는 보험사와 특약 계약을 할 수 있습니다.